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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배운 붉은 식품의 매력

건강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채소 하나, 과일 하나도 예전처럼 무심히 지나치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떤 영양소가 들어 있는지, 어떻게 먹어야 좋은지 찾아보는 일이 어느새 습관이 되었지요.


제가 사는 곳은 조금만 부지런히 움직이면 계절마다 신선한 식재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자연을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나이가 들수록 더욱 고맙게 느껴집니다.
여름이면 텃밭에서 수박과 토마토를 비롯해 고추, 가지, 호박, 자색양파 등 다양한 채소를 길렀습니다. 특히 수박은 한 번 수확하면 양이 많아 시원하게 썰어 먹는 것만으로는 다 먹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수박도 토마토처럼 주스로 만들어 친정아버지께 드리곤 했는데, 그때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작년에는 비트 모종을 심었는데 생각보다 수확량이 많았습니다. 당근과 함께 갈아 마시기도 했지요. 올해는 깜빡 잊고 심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주변에서 비트즙이 콜레스테롤에 좋다는 말을 듣고 한동안 챙겨 먹었습니다.
한 번은 삼겹살을 구운 프라이팬에 비트즙을 부어 닦아 보았는데, 물보다 기름이 쉽게 닦이는 듯해 무척 신기했습니다.
정말 비트가 몸속 기름도 없애 줄까요?
이 경험을 계기로 붉은 식품 다섯 가지의 영양성분과 효과적인 조리법을 찾아보았습니다.

토마토, 수박, 비트, 자색양파, 빨간 파프리카 등 붉은 식품 5가지와 생비트·익힌 비트의 비교 그림
붉은 식품 5가지와 영양소를 살리는 섭취 방법

1. 토마토, 익혀 먹으면 좋은 이유

토마토의 붉은색에는 라이코펜이라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관여합니다.
라이코펜은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해 연구되고 있는 항산화 성분입니다.
토마토는 가열하면 조직이 부드러워지면서 라이코펜이 몸에 흡수되기 쉬운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올리브유처럼 지방을 조금 곁들이면 지용성인 라이코펜의 흡수에 도움이 됩니다.
추천하는 조리법은 토마토를 썰어 올리브유에 가볍게 볶는 방법입니다. 달걀이나 두부를 곁들이면 단백질까지 챙길 수 있지요.
다만 생토마토에도 비타민 C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으므로 생으로 먹는 방법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2. 수박, 생으로 먹어도 영양이 풍부할까?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에도 라이코펜이 들어 있습니다.
수박은 토마토와 달리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거나 주스로 마셔도 라이코펜을 섭취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수박에는 수분도 풍부해 더운 여름에 즐기기 좋은 과일입니다.
하지만 과일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당분 섭취가 늘어납니다.
특히 주스로 갈아 마시면 빠르게 많은 양을 섭취하기 쉬우므로 혈당을 관리하는 사람은 양에 주의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생과일을 씹어 먹고, 주스를 만들더라도 설탕을 넣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3. 비트, 피를 맑게 한다는 말이 사실일까?

비트의 선명한 붉은색은 베타레인이라는 천연 색소에서 나옵니다.
비트에는 식이성 질산염도 들어 있습니다. 질산염은 몸속에서 산화질소로 전환되는 과정에 관여하며, 일부 연구에서는 혈압과 혈관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보고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비트즙이 콜레스테롤을 직접 녹이거나 혈액 속 노폐물을 씻어낸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프라이팬에서 경험한 변화 역시 몸속에서 같은 작용이 일어난다는 과학적 증거는 아니었습니다.
비트는 깨끗하게 씻어 생으로 적당량 먹거나 살짝 쪄서 샐러드에 곁들일 수 있습니다.
베타레인 색소는 열에 민감하므로 오래 끓이기보다 가열 시간을 줄이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비트에는 옥살산염이 들어 있어 옥살산칼슘 신장결석을 경험한 사람은 섭취량에 주의해야 합니다.

4. 자색양파, 생으로 먹을까 볶아 먹을까?

자색양파에는 안토시아닌 계열 색소와 케르세틴 같은 플라보노이드가 들어 있습니다.
이러한 성분들은 식물성 항산화 물질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자색양파는 얇게 썰어 샐러드에 넣으면 아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생양파의 매운맛이 부담스럽다면 살짝 볶아 먹어도 좋습니다.
다만 물에 오래 삶으면 일부 수용성 성분이 조리 물로 빠져나갈 수 있으므로 조리 시간을 짧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직접 기른 자색양파라 그런지 식탁에 올릴 때마다 더욱 반갑게 느껴집니다.

5. 빨간 파프리카, 비타민 C를 살리는 방법

빨간 파프리카는 비타민 C와 카로티노이드를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채소입니다.
비타민 C는 열에 의해 손실될 수 있으므로 아삭하게 생으로 먹는 방법이 좋습니다.
익혀 먹고 싶다면 오래 삶기보다 짧게 볶거나 가볍게 구워 먹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카로티노이드는 지방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에 유리할 수 있으므로 올리브유를 조금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붉은색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식습관

붉은색 식품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이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토마토는 익혀 기름과 함께 먹는 방법이 유리할 수 있고, 수박은 생으로 즐겨도 좋습니다. 비트는 지나친 가열을 피하고, 자색양파와 파프리카는 생으로 또는 가볍게 익혀 먹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특정 식품 하나가 피를 깨끗하게 만든다는 생각보다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균형 있게 먹는 습관입니다.
이제 저는 텃밭에서 붉게 익어가는 식재료를 볼 때마다 어떻게 먹어야 영양을 잘 활용할 수 있을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식탁에는 어떤 붉은 식품이 자주 올라오나요?